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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지금은 없는 그 무언가를 찾아서 - 애니 <바다가 들린다>

by BANSOOK 2020. 2. 20.

 

 

 

 

90년대의 애니메이션은 요즘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물론 추억보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다시 봐도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이 등록되었습니다. 어릴 때 수없이 봤던 작품들이지만 어른이 된 지금도 마음 속 한켠에 고이 자리잡고 있는 명작들이죠.

하지만 유독 <바다가 들린다>만큼은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인상적이지 않은 작품이었나보다' 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지브리 작품들 중에서도 그다지 흥행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작품입니다만 엔딩과 OST만큼은 어렴풋이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0년이 흐른 지금, 그 때 이 작품은 무엇을 담고 있었는지를 다시 알고 싶어졌습니다.

 

1. 이 글은 작품의 거의 모든 내용과 장면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작품을 감상하실 예정이신 분은 보지 않기를 권합니다.
2. 작품 안에서 정확한 년도와 시간대가 나오지 않지만 개봉년도와 작중 흐름을 고려하여 1990년대 초반과 2년 전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1990년 초반, 도쿄 키치조지역>

이야기는 도쿄의 어느 한 역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 모리사키는 역 건너편 플랫폼에서 아는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누군지 확인할 시간도 없이 전철이 들어오고 여성은 사라져버립니다. 

주인공 모리사키
의문의 여성이지만 그녀가 여주인공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지
과거를 추억하게 되는 계기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열리는 고등학교 동창회를 가기 위해 채비를 하는데 모리사키는 아까 역에서 본 여성처럼 보이는듯한 사진을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고향가는 비행기에 오르며 추억에 잠기기 시작하고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2년 전, 일본 시고쿠 코우치현>

*코우치는 우리나라로 치면 전라도의 목포쯤 되는 지역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어라서 모르시겠지만 등장인물들은 여자주인공과 관련인물을 제외하고 모두 사투리를 사용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년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모리사키에게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절친인 마츠노가 아르바이트가 끝난 후 학교로 와줄 수 없냐는 얘기였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한 모리사키는 아르바이트를 빨리 끝내고 학교로 향합니다.

 

공중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 정겨웠다

 

마츠노는 도쿄에서 여학생이 전학을 왔다며 자기가 학교를 안내해줬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모리사키는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하지만 마츠노가 흥분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절친 마츠노, 주인공보다 잘생겼다
여자주인공의 첫등장
그가 흥분한 이유

 

사실 모리사키는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마츠노와 같은 반이 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중학교 시절,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로 수학여행이 취소되자 모리사키는 선생님들에게 항의를 하러 갔었지만 묵살당했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수학여행이 취소된 건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학생은 손을 들라고 하자 모리사키와 마츠노 단 둘만 손을 들었던거죠. 

같이 항의하러 갔던 친구들이 손을 들지 않았는데
마츠노만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은 손 든 사람은 방과후 미술실로 오라고 얘기를 했었지만 가보니 종이와 펜만 있고 수학여행 취소된 일에 대한 불만사항을 적으라는 말만 칠판에 쓰여져 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자기 주장만 하는 모리사키와는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쓰는 마츠노를 보고 모리사키는 마츠노가 다른 친구들과는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조용히 창 밖을 바라보는 두 소년의 모습이 무척 좋았었다

 

다시 고교시절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교문에서 마츠노와 함께 아까의 전학생 무토 리카코를 만나게 되는 모리사키. 서로 인사를 가볍게 하고 마츠노와 함께 돌아가는 모리사키는 마츠노가 계속 리카코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그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마츠노의 말대로 미인이었다
요녀석, 누가 모를줄 알고

 

리카코는 예쁘기도 했지만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하는게 없어서 남자학생들에게는 주목받는 대상이 되지만 너무 눈에 띄기에 여자학생들 사이에서는 붕 뜬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정작 리카코 본인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도, 관심도 없는듯 보입니다.

헤에에...
하지만 그녀의 관심은 다른데 있는 것 같다

 

그 날 저녁, 모리사키는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엄마가 동네 아줌마들 모임에서 나눈 얘기를 듣고 리카코가 전학온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이런 가족들끼리의 식사장면과 식탁에서 신문을 보는 아버지의 모습 역시 정겨웠다


 

<다음 해 3월, 하와이>

해가 바뀌고 모리사키와 친구들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하와이 수학여행을 가게 됩니다. 바다로 놀러 가자던 친구들을 만류하고 속이 안좋아 호텔에 남게 된 모리사키. 그런데 평소에 별로 얘기도 해보지 못한 리카코가 갑자기 모리사키에게 다가옵니다.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1
보고 있나. 호구군. 여기 자네를 능가하는 재능이 있네.

다짜고짜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리카코. 하지만 우리의 호구 모리사키는 아무렇지 않게 돈을 덜컥 빌려주기로 합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자 갑자기 싸늘해지는 태도와 함께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역시 우리의 주인공 모리사키는 눈치 없이 바로 마츠노에게 말해버리게 됩니다.

알았다고 하고
1분만에 말한다

 

그날 밤 수학여행 마지막날 파티에서 리카코는 왜 마츠노에게 말했냐며 따지고 모리사키는 그런 리카코의 태도에 짜증이 나서 친구가 찍은 리카코의 사진을 사버립니다.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2


 

<수학여행이 끝난 후, 황금연휴>

수학여행을 돌아와 모리사키와 리카코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날을 보내고 리카코에게도 유미라는 친구가 생깁니다. 하지만 황금연휴가 되어서도 모리사키는 리카코에게 돈을 돌려받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옵니다. 

나도 몰라~

리카코의 친구 유미는 리카코와 함께 오사카에 공연을 보러갈 예정이었는데 공항에 오자 리카코가 돌변하며 도쿄로 가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자기에게 이런 얘기를 하냐고 되묻는 모리사키. 유미의 대답은 

약간 억지긴 한데 이것이 일본의 정서인가

우리의 성격 좋은 주인공 모리사키는 결국 유미의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택시까지 타며 공항으로 달려갑니다.

리카코에 대한 불신, 불만을 품으며.

 

공항에 도착하여 유미와 함께 리카코를 말리는 모리사키. 하지만 리카코는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결심이 확고합니다. 말릴 수 없겠다고 생각한 모리사키는 일단 유미는 돌려보내고 리카코에게 자기가 함께 가주겠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기뻐하는 리카코의 반응에 모리사키는 좀 당황합니다.

야, 너 아까까지 화난거 아니었냐??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2

 

그렇게 두 사람은 도쿄에 오르는 비행기에 오르고 비행기 안에서 리카코는 도쿄로 돌아가 아빠와 함께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살짝 드러냅니다. 그리고 도쿄에 도착하자 모리사키는 왠지 자신이 리카코에게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자아이 혼자서 도쿄에 보낼 수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돈이나 받아내라 임마


 

<황금연휴, 도쿄>

도쿄에 도착한 두 사람은 리카코 아빠의 맨션으로 향하고 초인종을 누릅니다. 하지만 자신을 반겨줄 아빠의 목소리 대신 들려오는 처음듣는 여자의 목소리. 그리고 다급하게 다시 들려오는 리카코 아빠의 목소리. 리카코는 아빠와 함께 집에 올라갔다 오겠다며 모리사키에게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리카코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한 여성이 계단으로 내려와 맨션을 나갑니다.

자기 집에 왜 연락하고 오냐
그거네, 그거

 

그리고 리카코의 아빠가 내려와 기다리는 모리사키에게 딸과 같이 와줘서 고맙다며 호텔을 예약해두었으니 오늘은 거기서 지내라고 하고 리카코가 빌린 돈을 돌려줍니다. 의도치 않게 리카코의 가정사를 알게된 모리사키는 내심 리카코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호텔로 돌아와 엄마와 통화를 하던 모리사키. 그런데 갑자기 방의 벨이 울리고 전화를 끊고 문을 열어보니 방 앞에는 리카코가 와있었습니다. 울고 있는 리카코.

역시 청춘드라마라면 이런 전개여야지

 

리카코는 술을 마시며 아빠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습니다. 자신의 방을 맘대로 바꿨다거나, 연휴인데 자기를 두고 여행을 가버렸다는 둥 자신에게 소홀한 아빠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합니다. 모리사키는 별 말없이 그냥 얘기를 들어주다가 뒤돌아보니 어느새 리카코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습니다. 침대에 눕혀 이불을 덮어준 모리사키는 궁시렁대면서 목욕탕의 욕조에서 잠을 청합니다.

그래 너네때는 술도 좀 마시고 그러는거야
일본은 아빠를 파파라고도 자주 표현한다
흔한 고교생 남자아이의 매너

 

다음 날이 되자 리카코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친구가 왔다며 로비로 향합니다. 할일없이 방에서 뒹굴던 모리사키는 갑자기 리카코에게서 온 전화에 1층 로비로 불려가 리카코의 친구를 함께 만나게 됬는데 그 친구는 리카코의 전 남친이었습니다. 그런 전남친은 리카코에게 모리사키가 새로 사귄 남자친구냐고 묻는데 리카코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딱 봐도 뺀질해보이는 전형적인 전남친 느낌

 

아무 것도 모르는 자신을 사이에 두고 자기들만 아는 이야기를 줄창 늘어놓고 있는 둘을 보니 갑자기 모리사키는 짜증이 확 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역시 주인공의 이해못할 행동 4

 

짜증나고 답답한 마음으로 방으로 들어온 모리사키는 항상 당당하던 리카코가 그런 녀석 앞에서 싱글벙글 웃는게 실망스러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방으로 들어오는 리카코. 사실, 리카코는 그 남자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싶어서 모리사키를 불렀고 모리사키가 그렇게 가고나니 모든게 의미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친절하고 좋았던 느낌의 친구가 어느새 너무나도 남처럼 느껴진다는 이질감에 아쉬운 마음을 얘기합니다. 그리고는 내일 공항에서 만나자며 사과 비슷한 느낌의 말을 합니다.


 

<다시 코우치>

묘한 도쿄여행을 마치고 두 사람 다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두 사람은 아는 체도 하지 않고 그냥 스쳐지나가는 같은 학교 동급생일 뿐이었습니다.

돈 받았으니까 됐다

 

그렇게 두 사람의 도쿄여행도 잊혀가는 듯 했더니 어느 날 갑자기 마츠노가 두 사람의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냅니다. 누구에게 들었냐는 얘기에 이미 학교에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고 하자 모리사키는 그 여행은 단순히 리카코의 아버지를 만나러 간거였다며 해명을 합니다. 

생각보다 마츠노는 크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마츠노는 이미 지난 하교길에 리카코 본인에게 들었다며 그 날 리카코와의 대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마츠노는 계속 리카코에게 도쿄여행에 대해서 캐물었고 리카코는 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며 화를 냅니다. 이에 마츠노는 갑작스럽게 리카코에게 고백을 하고 그에게 돌아온 것은 경멸의 말이었습니다.

지방사람 개무시

 

마츠노의 얘기를 듣고 리카코에 대해서 분노하는 모리사키는 당장 리카코에게 달려가 화를 내고 심한 말을 하는 모리사키의 뺨을 때립니다. 하지만 모리사키도 리카코의 뺨을 때리게 되고 둘의 사이는 겉잡을 수 없이 비틀어집니다.

나도 코우치 남자인데....
같은 코우치 남자여서 화가 난 것인지 마츠노에게 상처를 줘서 화가 난 것인지 애매했다
불꽃싸다구
안돼에에!!


 

<코우치의 가을, 그리고 문화제>

시간이 흘러 가을이 되고 문화제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리카코는 여전히 친구들과 겉돌며 혼자 지내고 문화제 준비에도 참여를 하지 않자.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리카코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결국 여자아이들은 단체로 리카코를 몰아세우기 시작하고 짐을 나르던 모리사키는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하지만 나서지는 않습니다.

당한게 아니고 본인이 따돌리는거
솔직히 나서기 좀 애매하지 않나

 

기가 센 리카코는 혼자서 여자아이들을 다 물리쳐버리고 여자아이들은 질려서 자리를 떠납니다. 상황이 정리되자 그제서야 나타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짐을 나르며 등자아는 모리사키를 보고 리카코는 당황합니다. 그런 리카코에게 혼자서 저 많은 여자아이들을 물리쳐서 대단하다며 칭찬인듯 아닌듯한 말을 하는 모리사키에게 리카코는 다시 한번 뺨을 때립니다. 자기가 들었던 말을 되돌려주면서 말이죠.

눈치 개없음
칭찬인지 아직 앙금이 남아 비꼬는듯 말하는건지
이빨 꽉 깨물어
이건 맞을 짓을 한게 맞는것 같다
이번에는 받아치지 않는다

 

그리고 잠시 후 마츠노가 나타나 리카코가 방금 울면서 달려가는데 무슨 일이냐고 묻자 대단한 일이 아닌 것 처럼 모리사키는 상황을 설명합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돌아오는 것은 마츠노의 분노가 담긴 주먹이었습니다.

이 장면에 와서야 왜 모리사키가 나서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별 것 아닌듯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모리사키는 내일이 되면 마츠노와 금방 화해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렇게 마츠노와 모리사키는 졸업할 때까지 말한번 나누지 못한 체 졸업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마츠노는 교토의 대학으로, 리카코는 코우치의 대학으로, 모리사키는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을 하며 셋은 완전한 헤어짐을 맞이합니다.

코우치 남자들이 상남자구만


 

<그리고 2년 후 현재, 다시 코우치>

 

그렇게 모리사키의 추억 회상이 끝나고 코우치 공항에 내립니다. 오랜만에 고향에 왔는데 처음 보는 차가 모리사키 앞에 멈춰 섭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2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마츠노의 차 안에서 그동안의 서로의 삶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시간의 공백이 무색한 듯 서로의 대학생활과 안부를 묻는 두 사람. 

마치 두 사람처럼 변함이 없는 코우치의 풍경

 

모리사키를 집 앞에 내려다주고 떠나려는 찰나, 마츠노는 갑자기 지난 날의 얘기를 꺼내며 사과를 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과에 웃는 모리사키. 오랜만에 같이 좀 걷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지난 일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두사람의 태도와 관계도 무척 좋게 느껴졌다

 

해질 무렵, 가까운 항구에서 아무 말 없이 바다를 보며 걷는 두 사람. 그리고 지난 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모리사키를 때린 이유와 그동안 본인도,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모리사키의 마음을.

소년시절처럼 다시 말없이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두 사람

 


<그날 밤, 동창회>

그리고 그날 밤, 동창회에 참석하는 모리사키와 마츠노.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은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고 그동안 숨겨왔던 마음을 드러내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모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마츠노와 모리사키는 리카코가 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지마 역시나 오지를 않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얼마 전 거리에서 리카코와 마주쳤다며 아마 도쿄로 갔을거라 얘기합니다. 

때마침 유미 등장
저런 얘기를 나눌 정도로 저 여자가 리카코랑 친하지는 않았었는데...

 

술 자리가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돌아가던 길. 모리사키와 친구들은 근처 공원에서 바람을 쐬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앞서 얘기했던 친구처럼 유미도 얼마 전에 리카코를 만났다며 리카코가 도쿄로 돌아갔다는 말을 합니다. 도쿄로 간 이유와 함께 말이죠.

미소짓고 있는 마츠노가 눈에 띄었다


 

<다시 도쿄, 에필로그>

키치죠지역에서 다시 만나게 된 그 여자
리카코임을 확신하지만 마침 또 전철이 들어온다
달려라 청춘!
하지만 전철은 떠나고 그녀도 떠났다...
...고 생각했는데
모리사키: 아아, 역시 난 좋아했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없는 그 무언가>

이 글을 시작하며 옛날 애니메이션에는 요즘 애니메이션에는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바다가 들린다>를 보고 나서 그 없는 무언가가 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움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그 시절'이라는 말은 참 많은 것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시절의 사회 상황,

그 시절의 나의 부모님,

그 시절 친했던 친구,

그 시절 유행하던 노래,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녀,

그리고 그 시절의 순수했던 나.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응축되어 화면에서 흘러나올때 가슴 속 한 켠에서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감정들 때문에 우리들은 레트로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도 바삐 돌아가고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우리 일상에서 가끔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추억들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은 영영 '그 시절'이 주는 감정을 느낄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시절'은 그 시절에만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 이 순간도 '그 시절'이 되는 순간 우리는 또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PS. 이 작품은 소설이 원작입니다. 소설은 2권 완결로 모리사키와 리카코가 도쿄에서 만난 그 이후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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