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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는 왜 실패하는가? - 책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by BANSOOK 2020. 4. 20.

 

 

저자: 엘런피즈, 바바라 피즈

출판사: 김영사

출간일: 2000년 9월

별점: ★★☆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하지만 왜 다른 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 그냥 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남녀는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의 권리는 평등해야 하지만 선천적 능력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사회적,문화적 관점이 아닌 생물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책이 있어 소개시켜드려볼까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남자와 여자입니다. 모든 남자와 여자가 다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먹이추적자와 둥지수호자>

우리는 남녀의 사회적 역할은 환경에 의해 학습된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는 생물학의 결정적 소산임을 보여줍니다. 

 

아주 먼 옛날, 남자는 자신의 가족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기 위해 매일 바깥으로 나가 목숨을 걸고 사냥을 했습니다. 그래서 장거리를 여행해야 했고 사격솜씨도 훌륭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적들로부터 가족을 보호해야 했습니다. 

남자는 훌륭한 먹이추적자(Lunch-chaser)였습니다. 그의 능력은 얼마나 많은 먹이를 갖고 오느냐로 평가되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여자의 역할도 분명했습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해야한다는 것이 여자의 진화를 이미 결정해버렸습니다. 주변 상황을 잘 감지해야 했고 가족들의 사소한 변화를 알아채기 위한 눈치도 필요했습니다. 여자는 둥지수호자(Nest-defender)였습니다. 그녀의 능력은 얼마나 가족을 잘 보살피느냐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녀만이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었기에 동물을 사냥하거나 적과 싸우고 전구를 갈아 끼우는 일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남녀는 십만년동안 이런 역할분담관계를 지속했습니다. 남녀는 서로의 노력을 인정했고 남자들은 게으르다고 생각되지 않았고 여자들은 억압받는 시녀라고 여겨지지도 않았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문명에서 기본적인 생존은 더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남자에게만 생존을 의지하지 않고 여자들만이 양육을 하지 않습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남녀는 자신의 임무를 혼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마 남녀의 두뇌구조는 십만년의 그것과 별반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와 문화적 평등의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이 동물이라는 생각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남녀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 역시 동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각능력의 차이>

여자들은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을 비교적 쉽게 눈치챕니다. 반면 남자들은 눈물, 신경질, 따귀 등 구체적 증거가 있어야만 비로소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남자의 두뇌는 휴식상태에서 70%가 활동을 정지한다고 하지만 여자는 휴식중에도 두뇌의 90%가 활동을 합니다. 이것은 여자들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 분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자는 남자보다 넓은 '주변 시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둥지수호자이기 때문에 둥지를 향해 다가오는 침략자들을 미리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가족들의 변화를 빨리 알아채야 합니다.

반면 남자는 좁게 멀리 볼 수 있는 '터널시야'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리 있는 목표물을 놓치지 않고 집중해야 하는 먹이추적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대의 남성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술집은 잘 찾아도 냉장고 속에 들어있는 음식물은 찾지를 못합니다. 여자는 자동차의 옆면을 들이받는 일은 적지만 주차는 잘하지 못합니다. 남자보다 덜 발달된 공간 지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50여커플이 모여 있는 방에 들어갈 경우, 여자는 10분 정도 지나면 각 커플의 관계를 대충 파악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관심이 있는지, 어떤 사람이 나에게 우호적이고 적대적인지 금세 파악하지만 하지만 남자는 출구와 입구를 살핍니다. 

이런 여자의 육감(주변시야) 때문에 남자는 여자와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는 거짓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여자는 남자의 거짓말을 금방 알아채지만 남자는 그렇지 못합니다. 여자의 음성신호와 비음성 신호사이의 불일치를 파악하는 능력이 신통치 않기 때문입니다.

 

청각 능력 역시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여자는 아기의 울음소리를 잘 듣는 반면 남자는 그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여자의 두뇌는 소리를 분리, 분류하고 또 각 소리를 판단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 여자는 어떤 사람과 마주보며 대화를 하면서도 제3자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남자는 주변의 소음이 있으면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만약 전화가 걸려온다면 텔레비전을 끄거나 음악 소리를 낮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받습니다. 이런 청각의 우월함이 여자의 직감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자는 사냥꾼이기 때문에 멀리있는 먹잇감을 발견하고 소리에 대한 방향인지는 뛰어나지만 어떤 사람의 내면적 관심을 보여주는 시각, 음성, 몸짓 언어를 읽어내는 능력을 별로 없는 것입니다. 

 

한 부부는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하지만 아내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남편이 묻는다.
"내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어?"
"몰라서 물어요?"
"제말 말해줘.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정말 모르겠어!"
"그 요망한 여자애가 당신한테 온갖 추파를 던지는데도 당신은 왜 가만히 있었어요?"
"요망한 여자? 추파?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남자와 여자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다. 

 

남자들은 여자보다 피부가 두껍기 때문에 주름살이 잘 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자의 등쪽 가죽은 앞쪽 가죽에 비해 네 배나 두꺼운데 이는 후방에서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것입니다. 가시덤불을 해치고 동물들과 싸우고 적과 맞서려면 둔감한 피부가 필요했기에 남자들이 육체적 일이나 스포츠 활동을 할 때 부상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파하거나 불편해하는 여자들에게 아주 둔감하거나 무심합니다. 여자가 열이 40도가 올라 벌벌 떨어도 남자는 건성으로 "여보, 괜찮아?" 하고 한마디 할 뿐입니다. 그리고는 좀 지나면 괜찮아 질거라고 생각을 하며 다른 일을 합니다.

 

남자아이는 사춘기에 피부 민감성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민감성이 한 군데로 집중되는 것 뿐이다

 

여자들은 미각과 후각도 뛰어납니다. 둥지수호자로서 음식 맛을 보고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뛰어난 감각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자는 일찍 성숙하여 열일곱이 되면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어른이 되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서로 똥침이나 놓으면서 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여자가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남자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즉, 남자의 감각이 상대적으로 둔한 것입니다. 여자들은 남자가 그녀의 언어, 음성, 몸짓 언어를 읽고서 그에 맞게 반응해주기를 기다리지만 앞서 설명한 진화적 이유 때문에, 남자들은 그렇게 반응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뇌구조>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역할 때문에 그 역할에 맞게 능력과 뇌구조가 진화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뇌구조는 현대를 사는 우리의 뇌구조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세상은 바뀌었지만 우리의 뇌구조는 선사시대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남자는 먹이추적자의 역할때문에 말을 잘하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에 민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인관계의 지능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여자들은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능력과 효과적인 의사소통 능력이 발달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지능에서 3퍼센트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두뇌에 방향을 지각하는 특정 부분이 있고 여자는 언어를 잘 구사할수 있는 특정 부분이 있습니다.
남자는 말을 할때 주로 좌뇌를 사용하지만, 여자는 좌뇌와 우뇌 모두 사용합니다.
소녀의 좌뇌는 소년보다 훨씬 빨리 발달하고 소년은 소녀보다 우뇌가 더 빨리 발달합니다. 그리하여 남자는 공간, 논리, 지각지능이 더 빨리 피어나고 여자는 언어능력이 더 빨리 피어납니다. 

"남녀에게 그들의 두뇌가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라
남자는 아마도 그럴 거라고 대답할 것이다. 어디선가 자료를 읽은 적도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걸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다른 걸 질문하시죠"

 

우뇌와 좌뇌는 뇌량이라는 신경섬유 다발에 의해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케이블 덕분에 우뇌와 죄뇌는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또 정보를 교환이 가능합니다. 여자의 뇌량이 남자보다 훨씬 투텁고 연결상태가 남자보다 30퍼센트나 우수하다고 합니다. 남자의 두뇌는 우뇌와 좌뇌의 연결상태가 시원찮고 기능이 구획화되어 있어 한번 한가지 일 밖에 하지 못하지만  여자는 다중처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언어능력의 차이>

이렇게 다른 두뇌의 구조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언어능력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여자아이는 또래 남자아이보다 말을 빨리 시작한다고 합니다. 
언어는 남자의 두뇌가 선호하는 기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언어 기능은 전적으로 좌뇌담당인데 남자의 두뇌에는 그 위치가 특별히 지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좌뇌와 우뇌 모두에 언어적 기능이 있죠.

남자들은 낚시를 하러 가서 여러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을 수 있지만 여자들이 함께 있으면서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뭔가 잘못되어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남자의 두뇌는 고도로 구획화되어 있어서 정보를 분리, 저장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여자의 두뇌는 이런 식으로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머릿속에서 계속 돌아간다고 합니다. 

여자가 그 문제들을 머릿속에서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말을 하면서 그 문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자가 말을 하는 것은 그것은 발설하기 위한 것이지, 결론이나 해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여자들이 말을 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친구를 사귀기 위한 것이자 스트레스의 해소 방법입니다. 그러나 남자는 정보의 전달이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자는 하루 700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여성은 그의 3배인 20000여개의 단어를 사용합니다.

남자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7000개의 단어를 모두 사용하여 입을 다물지만 여자는 집에서 아이와 하루종일 있었기 때문에 많은 단어가 남아 있습니다.  남자는 하루 종일 먹이를 추적했기에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여자는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여자가 말을 하는 주된 목적은 그저 말을 하자는 것입니다. 남자는 반응할 필요 없이 들어주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남녀의 차이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원래 그렇다'

이러한 이유는 어떻게 보면 반성과 변화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할 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물론 출간이 된지 2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 시대에 이 책의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간 더 많은 연구도 행해졌을테구요.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도 우리의 뇌구조와 육체는 선사시대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남녀의 차이는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내용 이외에도 호르몬, 동성애, 결혼과 로맨스의 관점 차이 등 여러 주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으니 이러한 내용은 책으로 직접 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삽화와 재치있는 문장 덕분에 두번째 읽는 지금도 지루하지 않고 유쾌하고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다릅니다.

그렇기에 서로의 차이를 먼저 알아가는 것이 남녀가 서로 더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별'이 아닌 '구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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