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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에 읽은 책 소개

by BANSOOK 2020. 4. 2.

봄의 기운을 슬슬 알리는 3월.

코로나로 떠뜰썩한 시국이지만 그나마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이기에 자택근무는 개뿔,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을 시간도 상대적으로 부족했기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은 3월이네요

 

제가 3월에 읽은 책들입니다.

 

 

권수가 모잘라서 만화책을 좀 읽은 것도 있고 읽었던 책을 다시 읽었던 것도 있고 하지만 평균적으로 별점 3점이상을 기록한 것이 많아 양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바다가 들린다 1권, 2권 (장르: 일본소설)

표지만 보시면 뭔가 어디서 본듯한 그림이라는 걸 느끼실 겁니다.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알고 계실텐데 사실은 소설이 원작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감독 중 한명인 콘도 가츠야가 소설의 삽화를 맡았고 소설을 원작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나온 작품입니다. 블로그에 포스트를 남길 만큼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보았고, 소설에서는 애니메이션의 결말 이후로도 이야기가 더 이어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오래된 소설이고 유명한 작품은 아니어서 알라딘에서 중고로 싸게 구했네요. 늘 원작이 있는 작품이 그렇겠지만 주요 내용은 애니메이션과 비슷하고 세세하게 다른 부분이 많아 원작을 본 분들은 이런 차이를 찾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실제로 1권에서 끝이 나고 2권은 애니메이션 결말 이후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추천드릴 정도의 소설은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나름 괜찮게 읽으실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까대기 (장르: 한국만화)

'까대기'는 물류 창고나 부두 등에서 짐을 나르는 작업을 일컫는 속어로서 택배관련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만화를 그리겠다는 일념하에 서울로 상경을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알바로 택배 상하차일을 시작하고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구성한 것입니다.

우리가 집에서 편하게 받는 택배가 어떻게 내 손까지 안전하게 전달이 되는지, 그 과정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나름 현실감 있게 그려집니다. 택배가 늦는다고 고객에게 핀잔을 듣기도 하고, 고용주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고, 한 건이라도 더 하기 위해 차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하고, 사업이 망해 같이 택배일을 하는 부부의 이야기도 나오지만 만화는 그들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던지지 않고 무겁게 그려내지도 않습니다.

이 만화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0주년 기념 특별판 (장르: 경제경영 에세이?)

경제경영 분야의 베스트셀러이자 고전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20주년 특별판이 나와서 이 버전으로 읽어보았습니다. 경제경영 책이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나 마찬가지여서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라는 식으로 느껴지기 쉬운데, 그런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돈과 경제관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경제서적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퇴색되기 쉽지만 돈을 많이 버는 법을 알려준다던지, 투자방법을 얘기하는게 아닌 경제관념에 관한 철학서같은 느낌이어서 지금 읽어도 상당히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식으로 풀어져 있기 때문에 '경제경영서적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생각과 시선의 차이를 보여주는 1챕터만 읽으셔도 이 책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튜드의 오디오북이 있기도 하니 읽기 부담스러우신 분은 그 쪽을 보셔도 좋겠습니다.

 

P.S 특별판이라서 1,2권 합본인줄알았는데 1권의 내용만 다루고 있습니다. 2권도 특별판이 출간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에게 다정한 하루 (장르: 만화 에세이)

흔한 힐링만화에세이입니다. 원래의 제 취향이라면 읽을 일이 없는 책이었는데 아내가 이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길래 어떤 내용인가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주제들이지만 그 주제들을 다룬 만화적 연출이나 글귀들이 꽤 괜찮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가끔날카롭게 심리를 꿰뚫는 내용도 있어서 이런 부분들을 보고 아내가 울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여성 작가 분의 책으로 중후반부에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페미니즘'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요즘인만큼 조금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런 불편한 생각조차 나의 편견과 고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과 마음이 들게하는 책이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 남자, 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 (장르: 인간관계)

이 책은 예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기억으로 남녀관계에 대한 책 중 제일 좋았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남녀의 차이를 사회생물학이라는 입장에서 설명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는 단순한 문화의 차이가 아닌 선사시대부터 내려오는 먹이추적자와 둥지수호자라는 역할에 맞게 이루어진 남녀의 뇌구조가 근본적인 이유라는 입장을 펼쳐 나갑니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내용 설명도 무척 재미있고 군데군데 작가의 미국식 유머와 재미있는 삽화도 있어 유쾌하고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나온지는 좀 된 책이어서 현 시점에서 이보다 더 발전된 연구를 다룬 책이 있나 궁금해졌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이 점을 알고 인정하는 것이 결국 서로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는 결론이 무척 좋았습니다. 

 

 

 

 

La Quinta Camera 라 퀸타 카메라 (장르: 만화)

나름 매니아층의 팬을 가지고 잇는 오노 나츠메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입니다. 일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데 작가가 이탈리아 유학경험이 있다고 하더군요.

라 퀸타 카메라는 다섯번째 방이라는 의미로 이탈리아의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단편만화입니다. 

주인공은 유학으로 이탈리아를 오게 되고 4명의 남자가 살고 있는 하숙집의 5번째 방에서 머무르게 됩니다. 개성강한 하숙인 4명과 함께 살며 겪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따뜻하고 재미있었습니다. 


벌써 3월이 가고 4월이 왔지만 아직 날씨가 쌀쌀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손이 시려워서 야외에서 책을 읽기가 힘든데 빨리 날씨가 따뜻해져서 마음껏 책을 들고 다니면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환절기에 코로나까지 건강을 주의해야하는 시기인데 까대기의 한 대사를 끝으로 책 소개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

- <까대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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